2012년 3월 2일 금요일

지식경영 기반에서의 BPM 이해


정승희 날리지큐브 KM 선임 컨설턴트

지식경영 기반에서의 BPM 이해

기업을 둘러싼 이해 관계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프로세스는 기업이 영속성을 가지도록 하는 보이지 않는 요소이다. 실제 조직 내에서 일어나는 업무 처리 생산성을 분석해 보면, 업무 처리를 위한 전체 시간 중 10%만이 업무 자체에 투입되고 나머지 90%의 시간은 업무 간 연계에 소요된다. 비즈니스가 생긴 이래로 비즈니스 프로세스는 존재해 왔다. 비즈니스 프로세스 경영 시스템은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명확히 하고, 실행 가능하게 하고, 적응 가능하게 하려는 다음 단계다.
<컴퓨터 사이언스 코퍼레이션 연구소>

지식경영의 현재
지식경영은 지식이 기업 가치창출의 중요한 요소로서 작용한다는 사실이 치열한 경쟁 상황 속에서 절실한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등장한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사실 지식경영은 인류 문명의 존재와 함께 지속되어왔던 가장 자연스러운 활동이다. 특히 급변하는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지속적인 경쟁 우위 창출을 위한 핵심역량의 확보가 기업 생존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면서 이러한 환경을 극복할 근원적인 경영원리로 지식경영이 제시되었다.
현재 지식경영은 관련 이론가들의 지속적인 저술 활동 및 컨설팅 등에 힘입어 꾸준한 발전을 하고 있으며 앞선 경영기법으로 선진국에서는 지배적인 경영원리로 자리잡고 있다. 유명한 지식기업 GE를 비롯하여 제록스, HP, 몬산토, 버크만랩, 토요타 등 글로벌 기업들은 기업 고유의 지식경영 도구와 문화를 가지고 지식경영을 조직 내에 체화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국내에서는 1990년대 중·후반 인터넷과 컴퓨터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업의 지식경영 추진을 위한 디지털 도구의 등장과 함께 몇몇 대기업 전산 부서의 주도로 KMS 애플리케이션 도입을 통한 지식경영이 추진되었다. IMF를 맞아 구조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많은 인원들이 기업을 떠나게 되었고, 기업 핵심 역량 유출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지식경영이 전략적으로 추진되기도 하였다. 각기 다양한 이유들로 인해 많은 기업들이 각각의 비즈니스 환경, 조직 문화 및 IT 환경을 고려하여 지식경영을 추진하고 있으며 성공 사례들이 속속 보고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식경영 도입 기업의 몇 가지 흐름
많은 기업들이 지식경영을 추진하고 이를 활성화하기 위한 도구로 KMS를 도입하는 등 기업 생존을 위한 핵심 경영원리로 지식경영을 받아들이고자 하는 시도들이 계속되고 있다. 지식경영은 조직만의 문화적인 요소 등 조직 내부 고유의 Context (장, 場)를 고려하여 추진되어야 하며, 이러한 지식경영의 속성으로 인해 기업마다 특징적인 형태를 가지게 되었는데, 지식경영을 추진한 기업들을 살펴보면 몇 가지 흐름을 발견할 수 있다.
첫째는 EKP(Enterprise Knowledge Portal)를 바탕으로 한 비정형 정보의 통합을 주된 과업으로 하는 지식경영 추진 방식이다. 이러한 방식은 기존 산재해 있는 비정형 지식정보들을 통일된 지식운영체계로 통합하고, 정보시스템도 통폐합하여 조직원이 비정형 정보의 조회, 검색이 필요할 때 한 번의 접속으로 활용이 가능하도록 한다. 비정형 정보 운영에 필요한 통합 지식맵, 프로세스/제도 및 시스템의 설계가 주요 추진 사항이다. 이러한 통합 방식의 지식경영은 빅뱅 방식으로 전사적으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BPR (Business Process Reengineering)이나 PI 프로젝트와 병행하여 수행되는 경우가 많다. 포스코는 전사 차원의 PI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비정형정보 통합 방식으로 지식경영을 추진한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볼 수 있다. 기존의 산재, 편재되어 있던 비정형정보 관리체계를 일원화하고 각종 시스템들을 통폐합하여 하나의 시스템에서 지식활동을 할 수 있도록 환경을 구축하였다.
둘째는 조직 내에 활동 중인 명시적 혹은 암묵적으로 존재하는 실행공동체(CoP, Community of Practice)를 발굴하여 분야별 전문가를 양성하고, 조직지식을 창출하도록 독려하는 방식이다. 실행공동체의 개념은 Wenger와 Lave(1991)의 저서 ‘Situated learning’에서 처음 사용되었는데, 공통의 목표 달성을 위해 공통 관심사, 경험 및 정보를 공유, 교환하는 일단의 사람들로 구성된 비공식적 모임으로 정의할 수 있다. 실행공동체는 다양한 형태로 존재할 수 있는데 조직의 전략적 차원에서 이러한 모임을 공식화, 활성화하여 학습조직화함으로써 조직지식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는 것이 주요 추진사항이다. 실행공동체를 활성화하기 위한 제도/프로세스의 마련 및 시스템 구축도 중요하다. 넓은 의미에서 제조업의 분임조 활동이나 6시그마 과제 추진조도 포함시킬 수 있겠으나, 비공식적이고 자발적인 실행공동체의 특성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국내에서는 조직 문화가 폐쇄적인 경향이 많은 연구소나 R&D 집단에서 CoP가 활성화되는 사례들을 접할 수 있으며,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으나 동일 직무를 수행하는 업무군에서 직무에 관한 CoP가 온라인상으로 활발하게 전개되는 사례들도 보고되고 있다.
셋째는 업무 프로세스와 연계해서 지식경영을 추진하는 것으로 업무 처리 시 조직원의 핵심 역량을 향상시키고, 업무 프로세스와 연계된 지식의 수집, 가공, 정제 활동을 원활히 하기 위한 지식경영 도입 방식이다. 조직원이 담당하고 있는 업무 프로세스를 더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 이를 지원하는 KMS의 설계가 필요하며, 조직 차원에서 표준화된 업무 프로세스 정의를 내려줌으로써 업무 수행에 필요한 지식을 공급받을 수 있는 기본적인 틀을 제공할 수 있다. 업무 프로세스와 연계하여 지식경영을 추진하는 기업들에서 현재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는 워크플로우(Workflow)나 BPMS(Business Process Mana- gement System)의 기술적 요소들을 응용하고자 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BPM의 등장
BPM(Business Process Manage- ment)은 아직까지 확실하게 정립되지 않은 개념으로 단순히 BPMS가 아닌 하나의 경영 패러다임의 입장에서 광의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진정한 BPM을 실현하기 위해 워크플로우를 필두로 다양한 시스템 통합 기술이 필요하며, BPM 자체가 개념적으로 광범위한 부분들을 포괄하고 있기 때문에 ERP, SCM 등 기업용 애플리케이션의 하나로만 이해하기에는 약간의 무리가 뒤따른다.
과거 마이클 해머(Michael Hammer)가 주창한 BPR이나 토마스 데이븐포트(Thomas Davenport)가 같은 해에 발표한 PI(Process Innovation) 개념은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급속한 혁신을 주장했으며, 이후 많은 기업에서 빅뱅(Big-Bang) 방식으로 프로세스를 재설계토록 하는 단초를 제공했다.
그러나 급격하게 변화하는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ERP 등 프로세스 리엔지니어링 기법들의 기술적인 구현이 전략적인 목적들과 분리되는 비즈니스-IT 간격(Bu- siness-IT Divide) 현상은 여전했으며, 비즈니스 프로세스 자체를 리엔지니어링할 수 있는 기법들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단순히 BPR이나 다운사이징 차원이 아닌 비즈니스 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프로세스 관리 개념이 등장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흐름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실행 방법론의 개발 및 기술적 진화가 더욱 필요했던 것이다.
실행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활동, 즉 현재 실행 중인 프로세스 분석 작업을 위한 방법론 및 이를 그때그때 기업의 필요에 따라 재구성하고 업무에 활용하도록 하는 워크플로우 등 BPMS 관련 기술들이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생각해보면, 사실 기업 활동이 시작된 이래로 비즈니스 프로세스는 계속 존재해 왔다. 기업 내·외부에 기업을 둘러싼 이해 관계자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일련의 프로세스는 기업이 영속성을 가지도록 하는 보이지 않는 요소이다. 실제 조직 내에서 일어나는 업무 처리 생산성을 분석해 보면, 업무 처리를 위한 전체 시간 중 10%만이 업무 자체에 투입되고 나머지 90%의 시간은 업무 간 연계에 소요된다고 한다.
기업들의 IT 활용 현상을 살펴보면 대부분 업무 자체를 처리하는 데에 정보기술 구현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IT가 비즈니스 프로세스 지원 도구로 사용되기 시작하면서 IT는 각종 정보 처리의 극대화를 통해 업무 생산성 향상을 꾀하였으나, 기업의 효율적인 운영 및 전략적 목표 달성을 위해 이제는 단순 정보 중심이 아닌 업무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IT가 활용되어야 한다.
일정 업무를 중심으로 업무 이전과 이후의 정보들의 흐름에 대한 규칙들을 정의하고 이를 통제할 수 있는 그 무엇인가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등장 배경으로 인해 BPM은 비즈니스-IT 간격을 메워줄 새로운 시도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BPM 구현 기술의 가장 핵심적인 요소라 할 수 있는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설계와 운영에 대한 표준 사양의 제정은 BPMi.org(Business Process Manage- ment Initiative, http://www.bpmi.org)에서 진행하고 있으며, 현재 BPMi는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설계를 위해 BPML (Business Process Modeling Lan- guage)과 BPMN(Business Process Modeling Notation)의 표준 사양을 발표했으며 운영에 대한 표준 사양으로써 BPQL 표준을 개발 중이다.


업무 프로세스 기반의 지식경영과 BPM
앞서 언급한 업무 프로세스와 연계하여 지식경영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지식경영시스템과 워크플로우를 결합한 형태의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워크플로우의 특징은 워크리스트 자동 제공 기능과 업무 라우팅 기능을 두 가지로 크게 정리할 수 있는데, 업무 자동 제공 및 분배 과정에서 해당 업무 수행과 관련된 지식을 KMS에서 추출하여 제공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또한 해당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KMS를 통해 제공된 비정형 정보 이외에 기간계 시스템의 정형 정보도 동시에 제공함으로써 업무 수행의 효율성을 높인다. 정리하면 워크플로우와 EAI(Enterprise Application Inte- gration) 기술을 통해 각 정보시스템 내에 존재하는 정보를 시스템 사용자에게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결국 업무 프로세스와 연계한 지식경영의 기본 아이디어는 조직 내에 축적된 지식을 조직원이 업무를 수행할 때 시스템을 통해서 적절한 형태로 제공해주는 것이다. 업무와 연계된 지식을 적시 적소에 제공하기 위해서는 업무 프로세스에 기반한 지식 운영체계를 설계해야 한다. 업무 프로세스에 기반한 지식 운영체계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으며, 업무 프로세스를 고려한 지식 분류 체계의 설계와 지식베이스(Knowledge-Base)에 저장되어 있는 지식을 워크플로우상의 비즈니스 프로세스와 연결해 주는 업무 프로세스-지식 맵핑 체계라고 볼 수 있다.
이미 지식경영을 도입한 기업에서 전자는 지식저장고 분류 체계의 재설계를 의미하며, 후자는 사전 정의된 기준을 바탕으로 지식과 업무 프로세스를 연결하는 맵핑 엔진을 설계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통해 업무 프로세스를 수행하기 위한 매뉴얼 및 기존 업무 수행 자료, 각종 업무지식 등 비정형 정보가 제공되며, EAI를 이용한 시스템 통합을 통해 기간계 시스템의 각종 정형 정보가 제공된다. 조직 내 모든 지식의 흐름을 업무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흐르게 하자는 것이 지식경영 기반의 BPM이라 할 수 있겠다.
여기서 지식 분류 체계의 설계 및 업무 프로세스-지식 맵핑 체계의 설계는 현업의 오랜 경험을 보유한 업무 전문가가 작업해야 하며, 업무 전문가들의 성공 사례(Best Practice)가 지식경영 기반 BPMS 설계 과정에서 표준화되어 나타나게 된다.
기업에서는 해당 업무 영역별 프로세스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도록 하거나 업무 프로세스-지식 맵핑 체계를 연구하는 전략적 CoP를 구성하여 업무 프로세스와 공급 노하우/지식 간의 간격을 지속적으로 조정하는 역할을 하도록 할 수 있다. 또한 기업 내 비정형 정보들을 통합 관리할 수 있는 EKP(Enterprise Knowledge Portal)를 통해 비정형 정보를 통합, 관리하고 이를 업무 프로세스와 연계함으로써 업무 수행능력을 극대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
BPM의 개념에서는 프로세스 관리를 위한 방법론, 기술적 요소들이 중요한 반면 지식경영을 기반으로 BPM에 접근했을 때에는 프로세스를 기준으로 어떠한 지식과 정보들을 흐르게 할 것인가, 비즈니스 프로세스 관리를 위한 지식들은 무엇인가 라는 지식의 흐름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BPM 전망
AMR 연구소는 BPMS에서 구현되어야 할 10가지 기본 기능들을 제시했다. 프로세스 모델링, 협업 개발, 프로세스 문서화, 프로세스 시뮬레이션, 응용시스템 통합, 프로세스 자동화, 기업 간(B2B) 협업, 최종사용자 전개(Deployment), 프로세스 분석, 지식경영 이상 10가지 기술을 열거했는데, 기존 워크플로우, EAI, RTE (Real-Time Enterprise)나 혹은 이외의 정보기술로 구현이 가능한 기술부터 향후 연구가 필요한 기술 영역들도 보이고 있다.
상기 언급한 10가지 기술에 속해 있는 지식경영의 의미는 업무 프로세스를 기준으로 지식의 흐름이 일어나고 사용자들에게 적절한 업무 관련 지식이 제공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기술을 말한다. 업무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시스템 사용자에게 업무 지식 및 비정형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은 BPM 구현을 위해 필요한 기술인 것이다.
현재 BPMS 시장에는 워크플로우 기반의 벤더들이 선전을 펼치고 있다. 이에 반해 EAI, 플랫폼 기반의 벤더들은 이렇다 할 레퍼런스 확보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워크플로우 기반 업체들은 주로 금융과 제조 분야의 특정 단위 업무 프로세스 개선과 자동화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미 표준화된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는 비즈니스 영역에서 워크플로우를 적용한 형상이다. 하지만 향후 BPM이 업무프로세스 개선과 자동화보다는 전사 업무 환경에서 비즈니스와 프로세스 연계 혹은 프로세스를 기준으로 지식, 정보가 제공되도록 하게 하는 측면에서 볼 때 장기적으로 EAI에 기반을 둔 업체들의 시장 기회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지식경영을 추진하는 기업들은 KMS라는 도구를 통해 전사 지식베이스를 구축하고자 지속적인 노력을 할 것이며, 또한 비즈니스 프로세스의 명확한 관리를 통해 기업 경쟁력을 확보하고자 하는 노력도 계속할 것이다.
조직에 내재된 비즈니스 프로세스는 그 자체가 매우 귀중한 조직의 지식자산이 될 수 있고, 그러한 부분을 명시화하여 관리할 수 있는 영역으로 끌어들임으로써 기업의 가치는 증대될 수 있을 것이다.
기업은 BPM을 통해 보이지 않는 프로세스를 보이게 하고, 업무를 중심으로 시스템을 통합하고, 변화된 프로세스를 쉽게 적용하여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적은 비용으로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또한 관리되는 비즈니스 프로세스를 중심으로 조직 내 지식, 정보가 혈액과 같이 흐름으로써 기업은 지속적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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